[공간뉴스 = 김수근기자] 4.3의 전국화와 대중화에 힘써온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이하 범국민위)가 제주4.3 제77주년을 맞아 변함없이 다채로운 서울지역 기념행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4.3 제77주년 희생자 추념일인 지난 3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유족 및 내빈, 일반 시민들이 참석한 4.3 제77주년 서울 추념식을 성대히 종료했다.

이날 서울 추념식은 이학영 국회 부의장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추념사로 7년 7개월 동안 계속됐던 제주4.3 제77주년의 의미를 기렸다.
또 <순이삼촌>, <제주도우다> 현기영 작가 외에 주진오 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 정연순 전 민변 회장이자 전 범국민위 이사장, 문국주 6월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 정해랑 주권자전국회의 상임대표, 황선건 6.10 만세운동 상임대표, 양길승 녹색병원 이사장, 고시현 제주특별자치도 중앙협력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추념사의 포문을 나선 이학영 국회부의장은 “지금 대한민국은 시민의 힘으로 민주주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는 민주주의 근간을 뒤집으려고 했던 12·3 비상계엄을 막아냈다”며 “이러한 힘의 밑바탕에는 4.3, 4.19, 5.18, 6.10 민주항쟁, 촛불 항쟁을 통해 면면히 이어온 민주주의와 평화에 대한 신념이 있다. 이제 4·3은 국민의 생명과 인권을 유린한 국가 폭력의 상징에서 평화와 인권을 통해 화해의 정신으로 제주도민과 국민을 한마음으로 이어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4.3특별법 제정에 헌신했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폭력을 정당화하겠다는 윤석열의 노골적인 의도에 대해 내일 헌법재판관들이 오판을 한다면, 제주 4.3도 없었던 일로 뭉개버릴 것으로 예상됩니다”라며 “주권자가 마음만 먹으면 국가 폭력이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기제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안 판결을 하루 앞두고 열린 4.3 추념일의 시의성을 강조했다.
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은 “역사는 우리 마음 속에 살아 숨 쉬며 현재를 비추고 미래로 향하는 길을 열어주는 거울이 되어 준다. 기억이라는 이름의 등불은 단지 과거만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미래로 나아가게 해 주는 이정표가 되어준다”며 끝으로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여전히 살아 숨 쉬는 4.3의 교훈을 상기하려 한다. 힘이 없어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이 아니라 나약한 인간이기에 더더욱 더 타인과 손잡고 연대해 살아나가야 한다는 것을, 관용과 사랑만이 적대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무엇보다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과 역사 정의를 지켜내야 할 정명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4.3 영령들이 말하고 있음을”이라며 “기나긴 세월 폭삭 속았수다! 내일 내란수괴 윤석열을 8대0으로 파면시키고 우리 힘차게 평화와 인권의 바다로 거침없이 나아가자”고 호소했다.
이밖에 이날 추념식엔 기념공연으로 싱어송라이터 하림이 미공개 4.3 추모곡 ‘동백꽃 툭툭’을 불러 청계광장을 찾은 많은 일반 시민들을 불러 세운 채 감동의 무대를 연출했다. 또 독립운동 후손들로 구성된 독립합창단 15인이 ‘올드랭사인 애국가’와 ‘잠들지 않는 남도’를 합창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서울시민들의 여러 참여 아래 4.3 제77주년 서울 추념식 및 추모공간 행사를 무사히 치른 범국민위는 오는 5일 서울 송현광장에서 전국시사만화협회, 호레이 등이 참여하는 4.3과 친구들 연대광장 행사를 진행한다. 이어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2025 서울 4.3 영화제를 개최한다.

이와 관련해 4.3 제77주년 서울 추념식 및 서울지역 기념행사 관련 문의는 범국민위(02-786-4370)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