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뉴스 = 한동순기자] 땅끝 해남 인송문학촌 토문재에서 창작에만 몰입할 2023년 입주작가 63명을 선정발표 했다.

인송문학촌 토문재는 소득수준이 낮거나, 창작에만 집중도를 높이고자 하는 작가들이 의식주와 경제적인 문제에서 벗어나 창작에만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을 고민한 박병두 시나리오작가가 사재를 털어 고향 해남으로 귀향해 21년 12월, 고즈넉한 전통 한옥을 준공해 22년, 인문주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하는 사유를 담아 문을 열었다.

토문재 공간은 1천 3백 평으로, 집필실 7실과 세미나실 겸 회의실, 북카페 휴게실을 비롯한 육각형 인송정 정자가 마련되어 있고, 각 실에는 문학도서 4천 권이 비치되어있다.

잠 못 이룬 사람들을 위한 24시간 북카페 휴게실은 주민들에게도 개방하며 영화를 볼 수 있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작가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위한 전용공간으로 마련되어 있다. 이 밖에도 각 창작실에는 취사가 가능한 주방 시설에 개별로 식재료를 제공하고 있고 화장실과 샤워실이 갖춰져 있어 코로나 등 작가들의 위생에 위험성이 전혀 없도록 건축공간이 설계되어 있다.

2023년도 선정된 작가는 시(시조), 소설, 수필, 평론, 번역, 희곡, 아동 및 청소년, 시나리오, 음악까지 136명이 응모해 63명을 선정했다.

심사는 나기철, 문태준, 송소영, 임철우 소설가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입주작가들의 신청서를 바탕으로 작품실적, 집필 계획의 적합성, 기대효과 등에 대하여 총체적으로 평가하였다고 말했다.

서로 다른 지역과 예술경력을 지닌 예술인들이 오로지 창작에만 매진하기 위한 입주를 희망한 탓에 심사 기준은 등단, 저서, 수상, 인문학 기여도 등을 기준으로 삼았으나,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이 몰려 심사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인송문학촌 토문재의 입지 조건이 좋고, 시설 및 공간 이용 등 예술인들에게 제공하는 입주 혜택이 뛰어나다는 반증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심사위원들은 또 토문재라는 창작공간이 작가에게 부여할 수 있는 최대한의 효과를 기대하면서, 이러한 의미 있는 제도의 혜택이 다양한 장르 및 작가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평가했다며, 입주기간이 호흡이 긴 장편소설을 쓰는 데는 짧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인송문학촌 토문재 촌장 박병두 작가는 한옥 건축에 대한 지원이 없이 사재를 털어, 마련한 공간이다 보니 주변 조경 등 손이 갈 곳이 많다며, 전액 무료에 직업을 두고 창작에 고심하는 작가들이 고통을 덜어주는 기회를 고려해 1~2주 입주는 물론 작가의 가족과 함께 머물며, 안정되게 숨과 쉼의 작품구상이 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여건상 장애인 작가들을 중심으로 입주할 수 있는 공간 확보을 못해 아쉬움이 크다며, 앞으로 토문재가 한국 인문학 부흥의 거점을 마련하는 데에 더 많은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인송문학촌 토문재는 황지우 시인이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손택수, 오세영 시인을 비롯한 21명의 작가들이 운영위원으로 있으며, 정찬 소설가, 정한용, 조용미 시인, 김은정 음악, 곽재용 영화감독 등 입주작가들이 3월 1일 부터 입주해 집필 활동에만 전념하게 된다.

2023년도 입주작가 선정자는 인송문학촌토문재.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