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뉴스 = 김수근기자] 올해 제주4.3 75주년 기념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하는 동시에 여당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4.3 관련 망언 규탄 및 징계 촉구에 동참 중인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4.3 75주년을 맞아 오는 4월 30일 오전 11시 서울 현충원을 찾아 서울 현충원 역사기행 및 김익렬 장군 묘역 참배 행사를 진행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에 이어 3년 만에 개최하는 이번 현충원 역사기행 및 김익렬 장군 묘역 행사는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재경제주4·3유족청년회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 경기지역 유족 및 단체 회원, 제주4.3에 관심을 기울여온 일반인이 참여할 예정이다.

행사 순서는 오전 11시 김학규 동작문제연구소장의 해설로 현충원 역사산책이 진행되며, 이후 12시부터 김익렬 장군 묘역 참배 후 산책, 오후 1시부터 서울 현충원 식당에서 식사 모임이 예정돼 있다.

행사 내용을 보면, 서울 현충원은 일제강점기 항일독립 운동가부터 해방과 분단을 거치며 우리역사 속에서 희생된 경찰과 군인, 군무원 등은 물론 전직 국가원수인 대통령들이 잠들어 있으며, 한국 현대사 최대 비극이자 대한민국의 역사인 제주4.3 또한 비켜갈 수 없는 의미 있는 공간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제주4.3 70주년을 계기로 4.3의 전국화와 대중화가 진전되면서 동작역사문화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김학규 소장을 중심으로 ‘동작 민주올레’라는 이름의 역사기행 내 현충원 내 제주4.3길을 조명하는 작업이 이뤄져 왔다.

이중에서도 장군 제1묘역에 자리한 김익렬 장군(1921~1988) 묘역은 현충원 내 제주4.3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코스라 할 수 있다. 4.3 당시 9연대장이던 김익렬 장군은 1948년 4월 28일 ‘72시간 내 전투 중지, 무장해제와 하산, 책임 면책’등이 포함된 무장대와 진압군 간 ‘4.28 평화협상’을 주도한 주역이다.

그러한 괄목할 만한 평화협상이 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제주를 빨갱이 섬(레드 아일랜드)로 규정했던 미군정은 우익청년단과 경찰 등이 협력하여 무장대 소행으로 조작하고 왜곡한 오라리 방화사건을 방조와 묵인 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평화 협상의 결과를 무력화시키는 한편 이후 벌어진 미군정 책임 하의 대규모 토벌작전을 초래했다.

이러한 김익렬 장균 묘 외에도, 제주 9연대 소대장 출신으로 박진경 장군의 강경진압을 왜곡해 증언했던 채명신 장군 등 4.3을 둘러싸고 갖기 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군 관련 인물들을 포함해 여순 항쟁 관련 인사들도 서울 현충원에 잠들어 있다.

이와 관련, 이번 행사를 함께 준비한 제주4.3범국민위원회 백경진 이사장은 “그 자체로 역사적 상징성을 갖는 현충원은 제주4.3의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공간이다”라며 “향후 현충원 역사기행 행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백 이사장은 “과거 행사와 마찬가지로 이번 역사기행 또한 4.3 유족 및 단체 회원 외에도 일반 시민들의 참여 기회를 활짝 열어 놨다”며 “이와 같은 연속적인 행사를 통해 75주년은 물론 향후 80주년까지 4.3을 전국적으로 알리는 기회들을 넓혀 가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행사 참여에 대한 문의는 제주4.3범국민위원회(02-786-4370)로 하면 된다.